금일 올라온 경매물건부터 안내 문구에 이상한 내용이 경매물건마다 빠짐없이 적혀있군요.
"비지코리아 경매상품의 손상 혹은 비닐포장 이상으로 인한 교환반품의 사유가 되지 않으므로 이점 유의하시어 입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보니 기분이 참 그렇습디다.
보드게임을 취급하시는 bg코리아 분들이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박스나 포장등의 상태를 생각 이상으로 무척 신경쓴다는 것을 모르는것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그동안 배송시의 손상등으로 bg코리아에서 입은 손해가 꽤 있나봅니다. 저렇게 문구까지 대놓고 적어놓은걸 보면말이죠.
하지만 이건 좀 앞뒤가 바뀐것 같습니다.
택배사에서 물건을 함부로 다룬다는걸 알면 포장을 꼼꼼히 해서 보내면 될것을 배송사고로 인한 제품의 손상은 책임지지 않겠으니 고객은 그냥 감수하라는얘기죠.
그동안 포장이나 확실히 해서 보내기만 했다면 이렇게까지 글까지 써가며 성토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달랑 뽁뽁이 한 장 정도로 엉성하게 둘둘 말아서 보내고, 박스의 빈 공간은 꽉꽉 채워지 않고 그대로 두어 배송중 뒤엉킴이나 충격을 다 받게 하는 포장이었으니 그 험악한 택배사의 물건다룸을 이겨내지 못하는게 당연할터, 배송을 기다릴때마다 불안해했던건 저뿐만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bg코리아 관계자님들, 먼저 포장이라도 확실히 꼼꼼하게 해서 보내주시면서 그런 문구를 올릴 생각을 해야하는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포장이 확실했다면 배송중 손상되는 사고도 상당수 줄었을테고 그렇게 글로 명확히 해야할만큼의 부담은 되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위 문구같은 도도함과 거만함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묻고싶습니다.
경매를 통해 평균적으로 시중가보다는 싸게 사는것은 인정합니다만 그것 하나 믿고 저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시는건지요? bg코리아는 '보드게임 애호가들을 위해 여러 물건들 싸게 주니 그것만이라도 감사하게 생각하라. 배송중 손상되는정도는 너희가 감수해야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입니다. 경매에 참여하는 보드게임 애호가들로 인한 bg코리아의 이득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분들만 있지는 않겠지요? 아니면 우리 bg코리아 회원들이 우리로 인해 bg코리아가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잘 모를거라 생각하고 있는것입니까? 얘기만 안할뿐 모르는게 아닙니다만 이왕 이렇게 된거 얘기해보죠.
제가 보기엔 경매가 활성화될수록 우리 애호가들이 주는 도움이 더 크면 컸지 작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1. 회원들이 선입금하는 포인트... 1인당 한번에 보통 5만~10만원정도 적립합니다. 주기는 1개월정도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입금 받고 하는 장사가 자금회전이나 재무운영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더군다나 환불해주지 않는다고 명시까지 되어있기에 안정적인 자금운용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물론 상위법의 도움을 받으면 이곳 bg코리아가 명시한 환불불가 약관을 무효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몇가지 있지만 그건 얘기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 경매로 인한 비인기 상품의 조기 판매로 재고부담이 줄고 자금 회전이 좋아집니다. 비인기상품은 백날 가봐야 제대로 된 가격으로는 안팔립니다. 그런 비인기상품은 이곳 경매에서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낙찰이 됩니다만 만약 그러한 경매가 아니었다면 그 상품들은 구입비용과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창고 보관 비용, 그리고 그러한 악성재고는 쌓여있음으로 인해 그 자체가 묶여버리는 자금이 됩니다. 이런것은 일반 상거래에서도 손절매 형식으로 땡처리합니다. 타 쇼핑몰은 그러한 상품을 이벤트 형식으로 가끔가다 하지만 이곳은 그때그때 경매물품으로 처리하면 되니 그아니 편리하겠습니까.
3. 활성화된 경매로 인한 매출 증대입니다. 매출 규모가 크면 클수록 이런저런 면으로 회사 경영에 얼마나 많은 도움과 유리함을 주는지 사장님께 한 번 여쭤보십시오. 경매가 아니라 일반 쇼핑몰처럼 정가 판매였다면 이정도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4. 물품 대량구매로 인한 구매 협상력 증대입니다. 보드게임 벤더, 혹은 해외 총판과의 거래시 아마 경매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구매 물품 수량이 상당히 늘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딜러 등급도 상승되어(벤더 입장에서는 bg코리아와의 거래액이 크므로) 대량구매로 인한 판가도 많이 낮아졌을테고 서비스 물품(저렴한 가격의 보드게임)도 낄 확률이 높겠죠. 외국업체라서 국내거래와는 틀리다구요? 에누리도 없고 덤도 없다구요? 설마 그런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국내나 외국이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똑같습니다. 분명 그 서비스 물품은 정가로 경매에 내놓겠지요. 마찬가지로 벤더나 총판에서도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여있는 비인기 보드게임을 거의 헐값에 들여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경매에 내놓을때는 제품 소비자가에 환율을 따진 가격으로 즉시구매 가격에 반영하겠지요.
5. 잔여포인트, 혹은 배송비 부담으로 인한 추가구매 경향이 있습니다. 잔여포인트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인기게임을 사기에는 부족하기에 아무거나 잔여포인트에 해당하는 게임을 산다거나 배송비 3천원을 부담하느니 6천원정도에 잘 모르는 게임을 낙찰받는다면 실제 3천원정도에 산 셈이다... 라는 생각으로 입찰하는 분들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그 게임들은 비인기 게임이기에 보드게임 애호가들의 이러한 경향이 재고처리에 또한 한 몫을 해주고 있지요.
이 외에도 몇가지 더 있지만 갑자기 온라인상으로 두서없이 글을 적다보니 지금은 생각이 안나는군요.
실제로 올라오는 경매물품중 인기있고 잘팔리는 게임은 20~30%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비인기상품쪽에 가깝지요.
글이 두서없이 길었습니다. 제품 포장과 배송, 서버 장애, 이번 경우등등에 대한 대응방식에서 한결같이 소비자를 위한 배려없이 bg코리아의 입장만 생각한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상당히 서운하고 아쉽습니다.
망가진 제품을 받은 우리는 결국 그 제품 제대로 된 것으로 다시 구하게 됩니다. 망가진 제품을 그대로 소장하지는 않아요.
만약 저 문구가 앞으로도 계속 간다면 엉망인 포장으로 인해 배송중 손상될지도 모르는 불안감, 혹시라도 손상되면 그 돈은 그대로 날리고 다시 새로 사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조금 싼 맛에 경매하느니 그냥 마음 편하게 정가로 사렵니다. 저는 high risk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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