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치킨 - 세상에서 가장 강한 치킨(?!)
이 게임에 대한 리뷰를 쓰자면 사실 페이지가 얼마나 있어야 할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만큼 나에게는 재미있는 게임이었고 마찬가지로 내 친구들도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니까.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이 재미가 이 게임의 용어를 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이 게임을 소개하려면 여기서 말하는 '일부 사람들만 알아듣는' 단어들을 모두 다
풀어놔야 한다는 말이다.
애초에, 게임의 이름 자체가 TRPG에서 파생되어 나온 단어니 말이다.
그러니- 당신이 이 게임에서 할 일은 철저하게 먼치킨이 되는 것이다
강한 아이템이 나오면 장착하고, 두 개의 종족과 두 개의 직업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거대한 몬스터가 나오면 마법을 써서 다른 플레이어 앞에 붙여주고 마스터에게 피자를 사서 레벨을 올려라!
그것이 이 게임의 승리법이다.
아직 초반이라 테이블이 조용하다.
어쨌거나 벌써 시리즈가 5편까지 나왔고 우주 먼치킨이라던가 먼치킨 바이트라던가,
부시도 먼치킨이라던가 이런저런 확장팩들이 줄줄이 나온 걸로 봐서
게임의 재미는 거의 확실하다 할 수 있다.
얌전 뺄 필요도 없이 그저 강해지는 게임이라니, 얼마나 통쾌한가.
(게임의 디자이너인 스티브 잭슨은 TRPG 게임 중 하나인 GURPS 시리즈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게임은 168장의 순도 100%를 자랑하는 카드 게임이다.
룰북과 6면체 다이스가 하나 들어잇고 게임을 하려면
추가로 플레이어들의 레벨을 표시할 뭔가가 있어야 한다 (1-10까지의 숫자를 표시할 수 있는)
손에 딱 잡히는 크기의 카드에 일러스트는 그야말로 위트가 넘친다.
당신이 TRPG 게이머라면 일러스트만으로도 100점 만점 주고 넘어갈만하다.
게임의 카드는 두 종류로, 던전 카드와 트레져 카드이다.
던전 카드에는 직업, 종족, 저주와 몬스터가 들어있고 트레져 카드에는 아이템과 마법, 여러 상황에 도움이 되는 카드들이 들어있다.
직업 카드. 좌로부터 클레릭, 위저드, 워리어, 시프
종족 카드, 좌로부터 엘프, 하플링, 드워프. 아무것도 내려놓지 않으면 인간이다.
플레이어는 직업과 종족을 내려놓고 아이템을 장착시켜서 몬스터를 때려잡고
보물을 획득하고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가장 먼저 10레벨이 되는 사람이 승리한다.
그러나 레벨 10을 만드는것은 결고 쉽지 않다.
선두로 나간다 싶으면 주위에서 몰아치는 몬스터와 저주.
눈에 띄지 않게 조심조심 레벨을 올려가다가 어느순간 확 달려나가지 않으면 승리하기 힘들다.
아이템카드를 살짝 살펴보면 정말로 현대 미사일이 그려진 '매직 미사일' 이 있으며,
비키니 체인메일, 메이스 오브 샤프니스 그리고 전기톱 등등의 일반 판타지의 상식을 초월해버린 아이템들이 코믹한 그림으로 줄줄히 나온다.
GM(게임 마스터)에게 음식을 사주면 레벨이 올라간다.
게다가 몬스터는 어떤가?
세일즈맨에 GM이 직접 등장하질 않나 3872마리(..)의 오크가 등장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게임의 최고몬스터는 플루토늄 드래곤이다(무려 플루토늄이다)
변호사가 보이는가?
여기까지만 봐도 굉장히 정신없는 게임에는 틀림이 없다.
게다가 이 게임은 매뉴얼마저 정신없다.
잠깐 메뉴얼을 보자.
몬스터를 죽인 다음에는 잠시 누군가 할 말이 없는지 잠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스티브 잭슨사의 공식적인 입장으로는 2.6초를 권장합니다. 그 후에 몬스터를 공식적으로 죽인 게 되고, 이제 진짜로 레벨이 오르고, 보물을 얻게 됩니다.
규칙 충돌 및 논쟁
카드가 규칙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카드를 따릅니다. 게임에 관련된 모든 논쟁의 진행은 자유이지만 최종 결론은 게임을 구입한 사람이 내리기 바랍니다.
결국 이런게임이다. 살아남고 레벨을 올리고 센 놈이 대빵 먹는다.
대빵 먹을때 꼭 필요한 카드 두 장.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게 아닌가 싶다. 누구든 강해지고 싶고 주복받고 싶지 않겠는가.
이렇게까지 게임을 웃기게 만들어놓으면 사실
레벨 제일 높은 사람이라도 웃음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아니라고?
당신이 비키니 체인메일을 입고, 손에는 춤추고 노래하는 칼을 들고, 발에는 문을 부수는 하이힐을 신고, 머리에는 오리를 쓰고 있는 하프엘프-하프 드워프의 전사-도적이라고 생각해보라,
안 웃긴가.
이 게임은 한글화가 안 되어 있다. 게다가 텍스트양도 좀 많아서,
영어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좀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이 게임의 제목의 의미를 한번에 알았다면- 이 게임을 하라고 권한다.
(확장팩들도 재미있다. 확장팩들은 기본 먼치킨에 섞어서 사용하는데 특히 스페이스 먼치킨은 거의 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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